江山 맹두영
2016. 1. 10. 06:21
모정의 세월(母情의 歲月)
겨울 새벽 장작불치며 밥짖는 냄새.
동네마다 아스라히 피어오르던 뒷동산의 자욱한 연기(煙氣),
된장찌게,시래기국 냄새가 마을을 장식(粧飾)하던 시절(時節).
맛깔스럽게 익어가는 김치가 제맛을 내는 한 겨울,
집집마다 먹거리의 메뉴가 비슷비슷했던 가난하지만 정이 많던날들.
5일장(場)이 다가오면 자반고등어 구이냄새가 골목길을 덮었고
헌 고무신에 냄비들고 엿바꿔먹으며 자치기도하고,
아이들의 재잘거림 온동내 기쁨이였읍니다 .
늦가을 주렁주렁 엮어묶어 달아둔 무우. 배추 시래기가
반쯤 줄어들 때, 귀(貴)하게 맛 볼 수 있었던 씨래기국에
꽁치찌개 맛을 잊지 못합니다.
부모님 밥상에 생선토막은 이놈저놈 나누어주시고
비린내가 나서 못먹겟다 하시던걸을 그 때는 믿었습니다.
늦은 밤까지 아이들 바지 저고리 이를잡고
다음 날 아이들이 신을 구멍난 양말 꿰메는겨울밤은
살을 파고드는 추위에 어머님의 온기(溫氣)로 포근했었는데.
어머님의 무릎베고 누워 들려주시던 구성(構成)진 가요(歌謠) 한자락
삶의 고달픔 털어버리시던 날들이 선명(鮮明)합니다.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앉은뱅이 썰매로 추운줄도 모르고 싫토록 지치다가
얼음에빠지고 양말이 젖어도
어이구 내새끼 얼은손 품에앉고 녹여주시던 어머님
겨울 냇가 꽁꽁언 얼음깨고 발갛게 달아오른 손으로 힘찬방망이 질은
어머님의 자식사랑 내식구 내 헌신 뿐이였습니다.
자식 앞엔 두려운 게 없으시고 세상에 초연한 고고한한 사랑을
가슴 미어지게 새겨봅니다
이렇게 멀리 걸어온 황혼의세월곁에서
에이는듯 북풍한설 추위가오니
그 옛날 어머님의 그리움을 어찌 표현하며
어떻게 그 회한을 잊을 수 있으리...
-좋은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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