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山 맹두영 2009. 9. 26. 12:10


고독의 끝 



 
    거기서 나는 옷을 벗는다. 모든 황혼이 다시는 나를 물들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끝나면서 나의 처음까지도 알게 된다. 神은 무한히 넘치어 내 작은 눈에는 들일 수 없고, 나는 너무 잘아서 神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무덤에 잠깐 들렀다가, 내게 숨막혀 바람도 따르지 않는 곳으로 떠나면서 떠나면서, 내가 할 일은 거기서 영혼의 옷마저 벗어 버린다. 글 / 김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