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山 맹두영 2009. 9. 3. 07:23
   
저무는 날에 - 김남조   
날이 저물어 가듯 
나의 사랑도 저물어간다 
사람의 영혼은 
첫날부터 혼자이던 것 
사랑도 혼자인 것 
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 
촛불같은 것 
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 
줄어드는 밀랍 
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 
재도 하나 안 남기고 
촛불같은 것 
날이 저물어 가듯 
삶과 사랑도 저무느니 
주야사철 보고지던 그 마음도 
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 
사람의 사랑 
끝날엔 혼자인 것 
영혼도 혼자인 것 
혼자서 
크신 분의 품안에 눈감는 것